
뉴질랜드 세입자, 호주보다 주거 여건 개선될 전망
뉴질랜드의 세입자들이 호주의 세입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층 수월한 임대 시장 환경을 맞이할 것이라는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부동산 전문 기업 '프로퍼티 브로커스(Property Brokers)'와 그레이엄 스콰이어스(Graham Squires) 교수가 이끄는 '더 프로퍼티 노리지(The Property Knowledge)'가 공동 발간한 최신 ‘지역별 임대 부담 지수(Regional Rental Affordability Index)’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임대료 상승세가 둔화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뉴질랜드 거의 모든 지역의 임대 감당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전체 기준으로 현재 평균 임대료는 일자리당 월평균 소득의 3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통상 대부분의 가구가 외벌이가 아닌 다중 소득으로 임대료를 감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체감 부담은 더 낮을 수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오클랜드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39%, 웰링턴은 35%, 캔터베리는 38%를 기록했다. 뉴질랜드 전국에서 임대료 부담이 가장 낮은 지역은 남섬 서해안(West Coast)으로, 주당 평균 임대료는 $433이며 이는 개인 소득의 31% 수준에 불과했다.
가장 큰 폭의 개선을 보인 곳은 헉스베이(Hawkes Bay)였다. 이 지역은 주당 임대료가 $53 하락하며 임대 감당 능력이 전년 동기 대비 9%나 향상되었다. 웰링턴이 주당 $42 하락하며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본 보고서는 뉴질랜드의 가처분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 중간값이 25.5%를 기록한 반면, 호주 전체 평균은 23% 수준이라고 밝혔다.
프로퍼티 브로커스(Property Brokers)의 자산관리 부문 총괄 매니저인 데이비드 포크너(David Faulkner)는 "뉴질랜드가 호주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으며, 현재 두 나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호주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연봉 10만 호주달러(AU$100,000)를 버는 근로자가 소득에서 임대료로 지출하는 비중이 골드코스트에서는 54%, 시드니 48%, 퍼스 43%, 멜버른 38%, 애들레이드 3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포크너 총괄 매니저는 최근 호주 정부의 예산안 변경이 현지 임대료를 추가로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질랜드는 임대료 안정과 소득 증가에 힘입어 전반적인 임대 감당 능력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반면 호주는 대도시와 지방 시장을 막론하고 임대료가 임금보다 빠르게 상승하며 심각한 '임대 스트레스'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책적 환경이 핵심입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투자 부동산 이자 비용 세액 공제(Interest Deductibility)'의 복원이 임대료 하락 및 임대 매물 공급 증가 시점과 맞물렸습니다. 반면 호주는 투자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주택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호주가 신축 투자 주택에 대한 인센티브는 유지하고 있지만, 기존 주택에 대한 '부동산 투자 손실 세액 공제(Negative Gearing)'를 폐지함에 따라 시장 내 투자자 참여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임대 주택 공급을 압박해 장기적으로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뉴질랜드의 임대료 하락이 단순히 이자 비용 세액 공제 복원 덕분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심플리시티(Simplicity)의 샤무빌 이쿱(Shamubeel Eaqub) 수석 경제학자는 "임대료를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며, 임대료는 집주인의 비용 부담보다는 세입자의 실제 지불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가렛 키어넌(Gareth Kiernan) 수석 예측가 역시 "중앙은행(RBNZ)의 모기지 데이터를 보면 이자 세액 공제 복원과 브라이트라인 테스트(양도세 면제 기준) 단축이 확실시되던 2024년 초부터 투자자들의 주택 구매 의욕이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크너 총괄 매니저는 호주 정부가 뉴질랜드의 과거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과거 뉴질랜드가 도입했던 이자 세액 공제 폐지는 큰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이 제도까지 겹치다 보니 집주인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았고, 결국 그 비용을 임대료 인상으로 전가하거나 주택을 매각할 수밖에 없어 임대 주택 공급이 줄어들었습니다."
"최근 호주 정부가 발표한 예산안은 세법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개념입니다. 첫 주택 구입자들을 위해 기존 주택 매물을 시장에 나오게 하려는 의도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임대 공급을 위축시키고 호주 내 임대료 상승 압력만 키우고 있습니다. 반면 뉴질랜드는 일부 지역에서 임대료가 하향 조정되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는 향후 뉴질랜드 임대 시장이 지속적인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소득이 더 따라잡아야 하고 공급도 추가로 받쳐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근 타운하우스를 중심으로 시장에 매물이 더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므로 매물을 임대로 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3~4년 동안은 임대료가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제 예측입니다."
그레이엄 스콰이어스 교수 또한 뉴질랜드 임대 시장이 재균형(Rebalance)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뉴질랜드의 임대주택 부담가능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임대료 완화와 지역별 소득 증가가 전국 상당수 지역에서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보다 균형 잡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며 "다만 주택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주거 부담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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