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수자 관망세에 집값 제자리걸음… 주택시장 침체 지속
'매수·매도자 신중론 속 5월 전국 집값 제자리걸음… 7월 OCR 인상 우려에 침체 장기화 조짐'
뉴질랜드 주택 시장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신중한 관망세를 유지함에 따라 5월 한 달간 뚜렷한 방향성 없이 정체 국면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 기관인 '코탤리티 NZ(Cotality NZ)'가 발표한 최신 주택가격지수(HVI)에 따르면, 5월 전국 주택 중위 가격은 80만 8,18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는 수준이며, 3개월 전과 비교하면 -0.1% 소폭 하락한 수치다.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0.6% 하락했으며, 2022년 초 기록했던 최고점(97만 4,002달러)보다는 여전히 -17.0%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요 도시별로 살펴보면 크라이스트처치(Ōtautahi Christchurch)가 5월 한 달간 0.4% 상승했으며, 더니든(Ōtepoti Dunedin)과 타우랑가(Tauranga)는 각각 0.2%씩 소폭 올랐다. 해밀턴(Kirikiriroa Hamilton)은 0.1%의 미미한 상승을 기록한 반면, 오클랜드(Tāmaki Makaurau Auckland, -0.2%)와 웰링턴(Te Whanganui-a-Tara Wellington, -0.3%)은 또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코탤리티 NZ의 켈빈 데이비드슨(Kelvin Davidson) 부동산 경제학자는 "5월의 보합세 결과는 2026년 들어 지속되고 있는 주택 시장의 침체 흐름이 연장된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명확한 방향성 전환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전국적인 차원에서 주택 자산 가치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구매자들은 전혀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판매자들 역시 헐값에 매물을 던져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표면 아래를 들여다보면 지역별 격차가 존재한다. 오클랜드와 웰링턴 같은 핵심 지역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으며, 비교적 '강세'를 보이는 크라이스트처치나 인버카길 같은 시장조차도 급격한 상승세를 타지는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외 및 거시경제적 악재도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데이비드슨 경제학자는 "최근 몇 달간 대출 금리가 이미 상승한 데다, 이란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금리 상방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소비자와 기업의 투자 심리가 큰 타격을 입었고, 소매 지출 감소 등 경제 전반의 약세를 보여주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이는 향후 몇 달간 거래 활동과 주택 가격 형성에 상당한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지난 4~5년간 주택 구매 부담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는 점이 주택 시장의 추가적인 하락 폭을 제한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몇 달간 주택 가격이 소폭 추가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평했다.
오클랜드 (Tāmaki Makaurau Auckland)
5월 오클랜드 전역에서 나타난 소폭의 가격 하락세는 로드니(Rodney, +0.2%)와 프랭클린(Franklin, 0.0%)을 제외한 대부분의 세부 지역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관측됐다. 나머지 지역들은 일제히 -0.2% 또는 -0.3%의 고른 하락을 기록했다.
단기적인 격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오클랜드 시티(Auckland City)는 3개월(-0.8%) 및 12개월(-4.1%) 지표에서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과거 최고점 대비 낙폭의 경우 마누카우(Manukau, -24.5%)와 와이타케레(Waitakere, -24.9%)가 조금 더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비드슨 경제학자는 "오클랜드의 5월 시장은 기존의 하향 안정화 흐름이 그대로 되풀이된 한 달이었다"며, "시장 전반의 심리가 매우 가라앉아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주택 공급 측면과 관련해 그는 "주택 구매 여건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어 추가 폭락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그러나 오클랜드 수퍼시티 전역에 걸쳐 신축 타운하우스 공급 물량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첫 주택 구매자나 포트폴리오 확장을 노리는 투자자 등 매수 우위 시장(In the box-seat)의 판도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웰링턴 (Te Whanganui-a-Tara Wellington)
웰링턴 지역의 5월 성적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카피티 코스트(Kāpiti Coast)가 0.7% 상승했고, 테 아와 카이랑기 키 우타 어퍼 헛(Upper Hutt)과 포리루아(Porirua)가 각각 0.3%, 0.2%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테 아와 카이랑기 키 타이 로어 헛(Lower Hutt)은 -0.1% 소폭 조정을 받았으며, 웰링턴 시티(Wellington City) 중심부는 월간 -0.6%의 비교적 큰 낙폭을 기록했다.
장기 지표를 보면 웰링턴 시티만이 지난 12개월간의 하락세를 간신히 면한 수준이며, 이 지역의 모든 세부 시장은 최고점 대비 여전히 21% 이상 폭락한 상태다. 특히 로어 헛은 최고점 대비 -27.3%나 주저앉아 뉴질랜드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중이다.
데이비드슨은 "광역 웰링턴 일부 지역의 물리적인 주택 공급 증가가 최근 몇 년간 가격 약세에 한몫을 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더 결정적인 요인은 과거의 과열기에 발생한 거품과 그에 따른 구매 부담 급증이 이후 거대한 가격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며, 여기에 공공 부문 추가 감축 직격탄을 맞은 지역 경제의 근본적인 위축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물론 주택 시장에는 언제나 양면성이 존재한다. 자신의 재정적 회복 탄력성을 확신하는 첫 주택 구매자들은 현재의 시장 상황을 십분 활용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 도시별 동향 (Regional results)
일부 대도시의 침체와 대조적으로, 5월의 많은 지방 주택 시장은 보합 또는 소폭 상승세를 연출했다. 헤레타운가 헤이스팅스(Heretaunga Hastings)가 -0.4% 하락하고 황가레이(Whangārei)가 -0.1% 미미하게 떨어지긴 했다.
그러나 타후나 퀸스타운(Tāhuna Queenstown), 타이라휘티 기스번(Tairāwhiti Gisborne), 와이호파이 인버카길(Waihōpai Invercargill)은 0.2% 이상의 상승을 보였으며, 로토루아(Rotorua, 0.6%)와 황가누이(Whanganui, 0.8%)는 상대적으로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 12개월 누적 기준으로 보면 타이라휘티 기스번, 타후나 퀸스타운, 와이호파이 인버카길의 자산 가치는 최소 4% 이상 성장했다. 반면 화카투 넬슨(Whakatū Nelson), 아후리리 네이피어(Ahuriri Napier), 헤레타운가 헤이스팅스 등 일부 다른 지방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러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데이비드슨 경제학자는 "이 모든 지방 도시들을 하나의 잣대로 묶어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1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선전하고 있음에도 혹스베이(Hawke's Bay)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낙농 및 농업 부문의 견고함이 사우스랜드(Southland) 여러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퀸스타운의 경우 관광업 회복세와 자산가들을 끌어당기는 지역 특유의 매력이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주택 시장 향후 전망 (Property market outlook)
향후 전망에 대해 데이비드슨 연구원은 중앙은행(RBNZ)이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서 매우 까다로운 균형잡기를 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으며, 이는 주택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준금리(OCR) 동결 기조가 길어질수록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더 큰 상방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로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면 가계 실적, 고용 시장, 그리고 주택 거래량과 집값에 타격을 주며 경제 전반이 급격히 위축될 리스크가 커진다."
그는 이어 "분명히 주택 시장 자체가 통화 정책의 직접적인 고려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 불확실성의 시기에 주택 시장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Cross-fire)이 될 수 있다. 특히 고정금리 만기가 도래해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기존 대출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오는 7월 기준금리(OCR) 인상 가능성이 점점 더 무게를 얻고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일부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 다른 이들에게는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소득과 재정 안정성을 확보한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매물이 풍부하게 쌓여 있는 현재의 시장이 계속해서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투자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적용되지만, 투자자 그룹은 다가오는 총선 리스크, 정권 교체 시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자본이득세(CGT)의 향방, 그리고 대출이자 비용 차감(Interest deductibility) 제도의 재폐지 가능성 등 훨씬 더 복잡한 변수들을 마주하고 있다."
데이비드슨 경제학자는 "종합적으로 볼 때 주택 시장 여건은 여전히 도전적이다. 당초 2025년 약 9만 건이었던 거래량이 올해 10만 건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로서는 지난해 수준만 유지해도 다행인 상황이다. 이는 주택 자산 가치의 전망 역시 당분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분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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