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업그레이드, 뉴질랜드 운전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최신 차량 제어 장치에 대한 안전성 우려 확산… 자동차 전문가, 뉴질랜드 도로 위 위험과 피해 방지 위해 대시보드 설계 변경 촉구'
새 차에 올라탄 운전자들이 운전면허증이 아니라 파일럿(비행조종사) 자격증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최신 자동차는 불과 몇 년 사이에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물리적 버튼들이 사라졌고, 터치스크린은 눈에 띄게 커졌으며, 기어 변속기의 위치가 바뀌었고, 방향지시등마저 달라졌다.
최근 뉴질랜드 서비스를 론칭한 호주 자동차 전문 매체 '카 익스퍼트(Car Expert)'의 도로 주행 테스트 편집장 벤 자카리아(Ben Zachariah)는 일부 운전자들에게 과거에는 제2의 천성처럼 당연했던 조작법이 이제는 혼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엄청난 양'의 변화를 목격했으며, 그 변화의 속도는 가히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 라디오 프로그램 '더 디테일(The Detail)'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의 급증을 넘어 거의 모든 측면이 바뀌었다"며, "운전석에서 바라본 요즘 차량들은 2016년은 물론이고 2020년 당시와 비교해도 확연히 달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 스크린은 오디오 조작이나 공조 장치 설정 같은 비교적 단순한 기능을 위해서만 사용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스크린은 차량의 거의 모든 것을 제어한다. 자카리아 편집장은 "완성차 업체들이 헤드라이트 점등이나 자동 와이퍼 조작 같은 '핵심적인 물리 버튼'마저 없애고 있다"며, "이 기능들이 실제로 스크린 속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카리아 편집장에게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트렌드는 따로 있다.
"나는 내면의 꼰대 기질을 발휘해 자동차 회사들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방향지시등이 있어야 할 위치로 이동하고 있는 기어 변속기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중이다."
이것이 작은 디자인 수정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최근 제조업체들은 스티어링 칼럼(핸들 축)에 부착된 레버에 기어 변속기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방향지시등 조작 레버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이것은 정말 위험한 설계로 보인다"며 교차로에서 대기 중인 운전자가 본능적으로 방향지시등을 켜려다가 엉뚱한 제어 장치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을 짚었다. 즉, "신호등 앞에 서서 '좌회전 깜빡이를 켜야지'라고 생각하며 방향지시등이라고 믿고 레버를 조작했는데, 차량 기어가 중립(N)으로 빠져버리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차량의 경우, 동일한 레버로 크루즈 컨트롤(정속 주행 장치) 기능까지 제어하기도 한다. 이 경우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려고 하다가 갑자기 크루즈 컨트롤이 활성화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많은 운전자들에게 차량의 기본적인 주행 기능이 일종의 '혁신을 위한 실험'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렇다면 제조업체들은 왜 이런 설계를 고집하는 걸까? 자카리아 편집장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들의 공식적인 설명은 제어 장치의 위치를 옮김으로써 센터 콘솔의 유용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설명에 완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실제로 그 공간을 확보해서 유의미한 용도로 활용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 "고작 컵홀더 몇 개가 더 생기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대신 그는 여기에 더 큰 경제적 논리가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마주할 때마다 돈의 흐름을 쫓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최신 차량에는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배선이 들어가는데, 대량의 차량을 생산할 때는 아주 작은 비용 절감도 막대한 금액으로 불어난다. 차량 한 대당 배선을 1미터만 줄여서 약 15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이것이 수십만 대, 수백만 대의 차량으로 확대되면 장기적으로는 엄청난 액수의 자금이 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자카리아 편집장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대상은 이 차량들의 소유주가 아니다. 오히려 그 외의 모든 사람들, 즉 차량을 빌려 타는 가족이나 친구, 학교에서 아이들을 태우러 온 조부모, 렌터카 운전자, 혹은 업무용 공용 차량을 번갈아 몰아야 하는 직장인들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자동차의 주요 제어 장치들은 대체로 표준화되어 있었다. 운전자들은 어떤 차량에 타더라도 필수 장치들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우주선 내부와 같은 차에 올라타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낯설음은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운전자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그는 "타인의 차량을 운전하는 것 자체가 이미 스트레스인데, 탑승하자마자 익숙하지 않은 장치들에 둘러싸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는 업계가 과거에도 직면한 적이 있었던 '더 강력한 표준화' 요구를 촉발하고 있다. 지난 1950년대와 1960년대에도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괴하고 기발한 기어 변속기를 실험적으로 도입했었고, 이로 인해 다른 차량으로 옮겨 타는 운전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결국 시간이 흘러 표준이 정립되었다.
그 결과 우리가 잘 아는 'PRND(주차-후진-중립-주행)' 순서가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았다. 자카리아 편집장은 "당시 당국은 모든 자동차 회사가 PRND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표준을 제정했다"며,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러한 철학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오늘날의 차량들은 직접적인 기계적 연결 방식 대신 전자식 제어 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전례 없는 설계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기어 변속기가 더 이상 실제 변속기와 기계적으로 직접 연결되지 않으며,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잠재적으로 선을 넘은 수준의 과도한 혁신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대표적인 산업이자 표준화를 적극 수용한 예로 항공 산업을 꼽았다. 항공기 조종석의 제어 장치들은 오직 촉각만으로도 식별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예컨대 "대형 여객기에서 랜딩 기어(바퀴)를 내리는 레버는 만졌을 때 타이어와 같은 느낌이 나도록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핵심은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도 인간의 잠재의식이 자신의 의도와 행동을 정확히 일치시키고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현대의 자동차들은 물리 버튼을 점점 없애고 있으며, 이제는 모든 기능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 대목에서 자카리아 편집장은 자신의 10대 시절 운전 경험을 떠올렸다. 당시 그는 디지털 제어 장치로 가득 찬 화려한 최신 카오디오를 갖고 싶어 했으나, 그의 아버지는 생각이 달랐다.
"아버지는 내게 '너한테 필요한 건 돌리는 로터리 노브(다이얼)다. 밤중에 시속 100km로 달릴 때,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손을 아래로 뻗어 볼륨 노브를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의 아버지는 운전 중 시선을 아주 잠깐만 돌려도 차량은 이미 상당한 거리를 지나치게 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지적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현재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논쟁의 본질이다. 더 스마트하고, 더 매끄러우며, 기술적으로 더 진보한 자동차들이, 어쩌면 인간의 상식과 심지어는 '도로 위의 안전'마저 대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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