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이후 건설업계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건설업 회복은 글로벌 정세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
이번 주 나는 오클랜드 쇼그라운드(Auckland Showgrounds)에서 열리는 BuildNZ Trade Show에 참석하는 수많은 건설업체, 건축사, 자재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마도 많은 참석자들은 내가 건설업계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실제로 나는 분명 희망적인 부분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뉴질랜드 경제 전반의 성장 전망이 중동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전쟁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다소 뒤로 미뤄진 것처럼, 건설업계 역시 회복 시점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주거용 건설 부문은 최근 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3월 분기의 공사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다.
이 부문의 회복을 위해서는 뉴질랜드 경제 전반의 폭넓은 성장세가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경제 성장세 자체는 비교적 양호했지만, 해외에서 발생한 각종 불확실성과 오는 11월 총선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많은 기업들은 내년까지 신규 건설 계획을 보수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농가 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농업용 건축물 건설 허가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해외 관광객 수가 7% 증가한 영향으로 호텔 등 숙박시설 건축 허가 금액 역시 96% 급증했다.
이처럼 특정 산업의 성장세는 해당 산업의 건설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주택 건설 시장은 어떨까.
비주거용 건설 활동이 지난해보다 1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주거용 건설은 4%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3월 분기만 놓고 보면 건설 활동이 2.2% 감소하면서 시장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신규 주택 건축허가 건수는 약 3만3,500건에서 거의 4만 건으로 약 20% 증가했는데도 실제 건설 공사 물량은 아직 증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거의 4만 건에 달하는 건축허가 건수는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1974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3년 전 연간 5만9,000건이었던 주택 매매가 현재 7만9,000건에 가까운 수준까지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흐름이다.
즉, 현재의 약 4만 건이라는 건축허가 규모는 부동산 거래 증가 이후 일정한 시차를 두고 신규 주택 건설이 늘어나는 기존 패턴과도 일치한다.
다만 현재는 건설비용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과 해외 정세에 대한 우려, 투자용 주택 매입 감소, 생활비 부담 증가 등의 영향으로 건축허가 이후 실제 공사가 시작되기까지의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선이 마무리되고 나면 건설업체들의 일감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과연 건설 경기가 호황 수준까지 치솟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계절조정 기준으로 지난 5월까지 최근 3개월 동안 부동산 중개업체의 주택 거래량은 직전 3개월간 3% 감소에 이어 추가로 9% 감소했다.
건설업이 본격적인 호황에 진입하려면 부동산 거래가 매우 강하게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실시하고 있는 각종 시장조사 결과를 보면 당분간 그런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서둘러 매수에 나서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는 거의 사라진 상태이며, 오픈홈과 경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수도 여전히 저조하다.
그렇다면 총선 이후에는 주택 거래가 다시 증가할 수 있을까.
새 정부가 부동산 투자자들에 대해 새로운 규제 강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향후 주택 거래는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순이민 증가세도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총선 이후 고용 증가 전망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다만 사람들은 과거처럼 장기적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으며, 예전과 같은 대규모 이민 증가도 예상되지 않는다.
여기에 앞서 언급했듯이 기준금리 역시 경기 순환 흐름에 따라 이미 상승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하면 2027년까지 주택 거래 증가폭은 과거와 같은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결국 건축허가 증가 역시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며, 실제 건설 활동 증가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건설업계에는 분명 지금보다 나은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총선이 마무리돼야 하고,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도 진정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건설업계는 이번 회복을 '호황(붐)'이 아닌 점진적인 회복 국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인 기대에 부합할 것이다.
- 토니 알렉산더(Tony Alexander): 뉴질랜드 경제평론가, 그의 더 많은 논평은 공식 웹사이트(www.tonyalexander.nz)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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