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시장 약세, 당분간 지속 전망
'이민 감소와 임금 상승 둔화가 주요 요인'
뉴질랜드의 임대시장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순이민 유입이 줄고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임대료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기관 코어로직(CoreLogic NZ)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임대료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클랜드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임대료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중간 임대료는 주당 650달러로,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다. 해밀턴은 주당 557달러로 0.6% 하락했으며, 웰링턴은 주당 567달러로 무려 6.1% 떨어졌다. 타우랑가는 주당 683달러로 0.2% 하락했고, 크라이스트처치는 주당 532달러로 1.5% 감소했다. 반면 던리딘은 주당 505달러로 3.4% 상승해 유일하게 예외를 보였다.
코어로직은 “임대시장 여건이 여전히 침체돼 있으며, 순이민이 정점 대비 크게 줄었고, 임대물건 재고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구소득 대비 임대료 수준이 이미 높아 임금 상승세 둔화가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적으로 보면, 올해 8월까지 최근 3개월 동안의 중간 임대료는 전년 대비 1.1% 하락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두드러진 하락세 중 하나다.
코어로직의 부동산 경제 전문가 켈빈 데이비슨(Kelvin Davidson)은 “이처럼 임대료가 약세를 보인 시기는 매우 드물다”며 “비슷한 상황을 보려면 2009년 금융위기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임대료가 크게 변동할 가능성은 낮다”며 “순이민이 반등할 가능성은 있으나, 노동시장과 경제 여건이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월 기준 연간 순이민은 1만 600명에 불과해, 전달 대비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기간 뉴질랜드를 떠난 자국민은 7만 3,9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데이비슨은 “이민 흐름이 단기간 내 급격히 바뀔 조짐은 없다”며 “9월 수치가 발표되더라도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세입자 입장에서는 현재 약세장을 활용해 더 나은 조건의 임대 주택을 구할 수 있는 시기일 수 있다”며 “다만 임대료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부담이 있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통계는 신규 임대계약 기준으로만 집계된 것이며, 기존 세입자의 갱신 계약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약 170만 채의 주택이 있으며, 자가 보유율은 66%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약 57만 채가 임대용 주택으로, 백만 명이 넘는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세입자 단체 렌터스 유나이티드(Renters United)의 루크 서머벨 회장은 “일부 지역에서 임대료가 하락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많은 세입자들이 노후한 주택에서 살고 있다”며 “이민자가 줄면서 임대 물량이 늘어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근본적인 구조 변화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무원인 퇴거 금지’ 조치를 되돌린 것에 대해 “세입자 보호 측면에서 후퇴한 조치”라며 “소비자나 근로자가 받는 보호 수준에 비해 세입자들이 처한 환경은 여전히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등록된 임대 매물은 약 1만 3,200건에 달하며, 이 중 오클랜드가 절반에 가까운 6,300건을 차지한다. 가장 고가의 임대 물건은 오클랜드 타카푸나의 워터프런트 주택으로, 5개의 베드룸과 5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게라지를 갖추고 있으며 주당 임대료는 8,000달러에 달한다.
한편, 임대 주택 공급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아파트 개발업체 옥햄 레지덴셜(Ockham Residential)은 오클랜드 포인트 셰벌리에 위치한 ‘토이(Toi)’ 단지의 일부 아파트를 매각했으며, 인접한 대형 단지 ‘웨투(Whetū)’는 전량 임대용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개발사 심플리시티 리빙(Simplicity Living)은 오클랜드에서 뉴질랜드 최대 규모의 임대주택 단지를 개발 중이며, 향후 퀸스타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퀸스타운 레마커블스 파크에서는 5억 달러 규모의 600세대 개발이 진행 중이며, 오클랜드 마운트 웰링턴 하이웨이에 위치한 ‘테 레이푸타(Te Reiputa)’ 프로젝트는 2억 2,500만 달러 규모의 297세대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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