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주택 구입 여건, 약 10년 만에 가장 양호한 수준 근접
뉴질랜드 전역의 주택 구입 여건이 최근 약 10년 만에 가장 유리한 수준에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하락과 임금 상승, 모기지 금리 완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주택 구매자들의 부담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2025년 4분기 뉴질랜드 주택 구입 여건 보고서(Cotality NZ Housing Affordability Report)에 따르면, 전국 주택가격 대비 소득 비율(Value-to-Income Ratio)은 7.2로 하락했다. 이는 2019년의 짧은 기간과 그 이전인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장기 평균인 6.8보다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주택 시장 급등기 동안 나타났던 극심한 주택 구입 부담과 비교하면 뚜렷한 개선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를 발표한 Cotality NZ의 수석 부동산 이코노미스트 Kelvin Davidson은 최근 3~4년 사이 여러 시장 요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주택 구입 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 가격 하락, 소득 상승, 그리고 모기지 금리 하락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주택 구매자들의 부담을 완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이 여전히 저렴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첫 주택 구입자나 주택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현재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좋은 환경이며 뉴질랜드의 역사적 평균 수준에 훨씬 가까운 구입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기지 상환 부담, 장기 평균 수준으로 복귀
주택 구입 여건 개선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모기지 상환 부담 감소다.
현재 모기지 상환액은 가구 총소득 중간값의 4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 평균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Davidson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상환 부담이 2022년 초와 2023년 말 각각 56%까지 치솟았던 이후 약 5년 만에 크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신규 모기지를 보유한 가구의 상환 부담도 다시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으며 몇 년 전 상황과 비교하면 상당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한 “모기지 상환이 여전히 쉬운 것은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낮은 금리 환경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과거와 같은 강한 제동 장치 역할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 구입 보증금 장벽 완화됐지만 여전히 큰 부담
주택 구입을 위한 예치금(Deposit) 마련 여건 역시 최근 몇 년과 비교하면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로 남아 있다.
20% 보증금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현재 9.6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이후 주택 시장 급등기 당시 최고치였던 13.4년에서 거의 4년가량 감소한 수치다.
Davidson은 이 수치가 장기 평균인 약 9년보다 여전히 다소 높지만, 주택 가격 하락과 소득 상승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주택 시장이 완전히 저렴한 상태라고 말할 수는 없으며 여전히 평상시보다 약간 더 어려운 수준이지만 최근 몇 분기 동안 구입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주택 시장 호황기와 비교하면 훨씬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보증금 마련 기간만으로 주택 구입 여건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시장 정점기와 비교할 때 보증금을 모으는 데 약 4년 정도 덜 걸린다. 또한 많은 첫 주택 구매자들이 실제로는 20% 보증금을 반드시 준비할 필요가 없으며 은행의 LVR(Loan-to-Value Ratio) 정책 허용 범위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주요 도시별 주택 구입 여건, 지역별 차이
2025년 12월 분기 기준 주요 도시의 주택 구입 여건은 지역별로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시장 정점 이후 각 지역의 주택 가격 조정 폭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타우랑가는 여전히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주택 구입 부담이 큰 지역으로 나타났다. 2025년 4분기 기준 가격 대비 소득 비율이 8.5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최고치였던 11.9보다는 낮아졌지만 다른 주요 도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오클랜드는 비교적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현재 가격 대비 소득 비율은 7.5로 장기 평균 7.7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몇 년과 비교하면 주택 가격 부담이 정상적인 수준에 더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웰링턴은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구입 여건이 양호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격 대비 소득 비율은 6.4로 장기 평균과 거의 일치한다.
Davidson은 특히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주택 가격 부진이 구입 여건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가격 조정은 이전에 과열됐던 시장의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한편 해밀턴, 크라이스트처치, 더니든 등 일부 도시에서는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소폭 상승세를 보여 구입 여건 개선 폭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 시장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
주택 구매 여건은 개선됐지만 임대 시장의 부담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현재 전국 평균 기준으로 임대료는 가구 총소득의 27.9%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최고치였던 28.5%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장기 평균인 25.8%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오클랜드와 웰링턴에서는 임대료 상승세가 다소 완화되며 장기 평균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임대료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Davidson은 “여러 지역에서 임대 주거 여건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일부 세입자들은 분석에 사용된 중간 소득보다 더 낮은 소득을 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 많은 가구들이 느끼는 재정적 압박은 통계 수치보다 더 클 수 있으며 이미 임대료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추가적인 임대료 상승 여지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장 전망, 개선 속에서도 신중론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되면서 올해 주택 시장 활동을 제한했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다른 경제 변수들이 여전히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Davidson은 고용 시장 전망과 함께 부채 대비 소득 비율(DTI) 규제와 같은 대출 규제가 향후 주택 수요를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주택 구입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주택 공급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구입 여건은 최근 몇 년보다 주택 가격 상승의 제동 요인으로 작용하는 정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할 수 있는 범위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 구입 여건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절대적인 공급 증가뿐 아니라 수요 대비 충분한 수준의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며 “다행히도 뉴질랜드 정부는 현재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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