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위세이버 운용사, 수수료 충당 위해 투자 자산 매각 ‘적법’… 분쟁 조정 기관 “사전 고지 의무는 없어”
뉴질랜드의 키위세이버(KiwiSaver) 운용사는 관련 절차가 상품 설명서와 약관에 명확히 고지돼 있는 경우, 운용 수수료를 징수하기 위해 가입자의 투자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고 뉴질랜드 금융분쟁조정기구인 FSCL(Financial Services Complaints Ltd)이 밝혔다.
FSCL은 뉴질랜드 금융서비스 업계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외부 금융분쟁조정기관 가운데 하나로, 금융회사와 고객 간에 직접 해결되지 않은 민원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FSCL이 처리한 한 사례에서는 한 남성이 자신이 가입한 키위세이버 상품과 관련해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키위세이버 상품은 소수의 운용사만 제공하는 형태로, 투자자가 특정 상장기업의 주식을 포함한 개별 증권을 직접 선택해 투자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가입자는 자신이 원하는 종목을 직접 선택해 투자했으며, 투자금 대부분이 이미 투자에 사용되면서 계좌에 현금 잔액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후 어느 달 운용 수수료가 부과되는 시점에 계좌 내 현금이 부족하자, 키위세이버 운용사는 수수료를 충당하기 위해 그의 투자 자산 일부를 매각했다. 이후 가입자는 이러한 매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가입자는 계좌의 현금 잔액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을 때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미리 받았어야 하며, 실제 자산을 매각하기 전에도 자신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반복적인 자산 매각으로 인해 추가적인 주식 중개수수료와 환전 비용, 시장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이 발생했다며, 키위세이버 운용사에 해당 비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FSCL은 해당 가입자가 키위세이버 가입 당시 상품 설명서와 공시 문서를 수령했으며, 그 내용을 확인하고 동의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FSCL은 "해당 문서에는 운용 수수료가 매월 계좌에 남아 있는 현금에서 우선 차감되며, 현금이 부족할 경우 투자 포트폴리오 내 자산을 매각해 수수료를 회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었다"며 "운용사는 약관에 규정된 절차를 그대로 이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자산을 더 자주 매각할 경우, 한 번에 매각하는 것보다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투자 자산을 매각하기 전에 고객에게 사전 통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절차로 보이며, 실제로 금융서비스 업계에서도 흔히 활용되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해당 키위세이버 운용사에 서비스의 일환으로 사전 알림 제도 도입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전 통보 여부는 운용사의 사업적 판단에 속하는 사항이며, FSCL이 이를 의무화하거나 강제할 권한은 없다"고 덧붙였다.
FSCL은 "가장 중요한 점은 운용사가 수수료 회수 절차를 가입자에게 명확하게 공시했고, 계좌 내 현금이 부족할 경우 투자 자산을 매각할 권리를 약관에 명시해 두었다는 것"이라며 "보다 고객 친화적인 방식이 존재할 수도 있지만, FSCL은 계약 내용을 변경하거나 운용사에 다른 영업 방식을 채택하도록 요구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FSCL은 이 같은 방식으로 운용사가 운용 수수료를 회수한 것은 공정한 절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FSCL은 민원이 제기된 금융회사나 키위세이버 운용사의 명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투자자가 직접 종목을 선택할 수 있는 KiwiWRAP 상품을 제공하는 Consilium의 자문부문 책임자인 벤 브링커호프(Ben Brinkerhoff)는 자사 상품 역시 관련 약관에 따라 계좌의 현금 잔액을 이용해 운용 수수료와 세금을 우선 납부하도록 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해당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투자 자산을 매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운영상 우리는 계좌의 현금 잔액이 부족한 경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향후 발생할 수수료나 세금 납부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될 경우 담당 재무자문사(adviser)와 즉시 협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자문사는 필요 시 현금을 확보하거나 외화를 환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약관에 따라 미납 수수료를 회수할 권한은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문사의 사전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대부분 예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이러한 문제가 실제 이슈로 제기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투자 플랫폼 Sharesies의 연금 및 펀드 부문 총괄인 맷 맥퍼슨(Mat McPherson)은 Sharesies 역시 투자자가 일부 투자 종목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자금은 PIE(Portfolio Investment Entity) 단위형(Unitised) 펀드에 투자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투자자가 개별 증권을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 세금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며 "이 구조는 다른 장점도 있다. 운용 수수료가 펀드의 기준가격(Unit Price)에 자동으로 반영되고, 각종 수수료 역시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 덕분에 Sharesies 가입자는 운용 수수료 납부를 위해 계좌 내 현금 잔액을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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